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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대비한 강한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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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강한 건물, 어떻게 만들어질까?

-지진 대비하는 3가지 건축 방법
튼튼한 벽·바닥 만드는 내진 설계
흔들림의 영향 줄이는 면진 설계
땅 진동을 흡수하는 제진 설계

충격 잘 견디는 건물 지으면 재앙에 의한 피해 막을 수 있어요

최근 10년간 전 세계에서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그 이전 10년보다 4배 이상 많았다고 해요.

얼핏 보기에는 규모가 큰 지진이 최근 들어 더 많이 발생한 것 같지만, 사실 지진 발생 빈도는 비슷했어요.
그렇다면 사망자 수는 왜 크게 늘었을까요? 도시화가 급격하게 이뤄지며 대도시에 많은 인구가 집중되고 고층 건물이 많아지면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건물 붕괴로 인한 2차 피해가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지진이란 지진파(地震波)에 의해 땅이 흔들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진파는 오랜 세월 동안 암석층에 계속해서 쌓인 에너지가 마침내 한계에 도달하여 폭발하면서 거대한 에너지 파도가 되어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것이에요.
지구 표면은 단단한 암석 판이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 있는데 각 조각이 서로 밀거나 끌어당기며 막대한 에너지가 저장되거나 방출됩니다.
이 때문에 지구는 하루에도 수백 차례 지진이 발생해요. 대부분 지진은 방출된 에너지양과 흔들림이 매우 작아서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간혹 쌓여 있던 에너지가 엄청나게 크거나 깊이가 얕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할 경우엔 진동이 매우 커져서 인류 사회에 크나큰 피해를 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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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정서용

예전에는 지진을 암석 판 경계 부근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해했어요.

그래서 판의 경계에서 벗어난 우리나라를 지진의 안전지대로 여겼지요. 하지만 최근 들어 지진이 판 내부에서도 발생하고,
이럴 경우 진원(震源·최초로 지진파가 발생한 지역)이 더 얕아서 더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도 지진에 잘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진 피해를 줄이려면 지진에 잘 견디는 건물을 지어야 해요. 지진을 대비하는 대표적 건축 방법으로는 ‘내진 설계’ ‘면진 설계’ ‘제진 설계’ 등이 있어요.

우선 내진 설계는 지진이 발생하여 땅이 심하게 흔들리더라도 건물에 금이 가거나 무너지지 않토록 튼튼하게 짓는 방법입니다.
더 굵은 철근을 넣고 벽과 바닥을 두껍게 만들어서 웬만한 진동도 버틸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내진 설계를 하면 건물 무게가 그만큼 증가하므로, 이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하부 구조도 튼튼하게 지어야 해요. 그래서 고층 건물에는 도입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어요.

면진 설계는 지진으로 땅이 흔들릴 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건물을 짓는 방식이에요.

떡갈나무처럼 단단한 나무는 아주 강한 바람이 불 때 부러지지만, 버드나무처럼 가지가 유연한 나무는 강한 바람에 잘 견디는 것과 같은 원리지요.
이 방식은 내진 설계를 적용하기 어려운 대도시 고층 건물에 많이 쓰이고 있어요.
면진 설계의 대표적 방식 중 하나는 건물 최하층 부분에 ‘적층 고무’ 같은 특수한 물질을 사용하여 땅과 건물을 느슨하게 연결하는 것이에요.
그러면 땅이 심하게 흔들리더라도 건물 자체는 큰 영향을 받지 않지요. 오늘날 건물·교량·철도·댐·공항 등 수많은 특수 구조물이 면진 설계 방식으로 지어지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제진 설계는 특수 장치를 부착하여 땅에서 전달되는 진동을 흡수하는 방식이에요.

건물 기둥 사이에 감쇠(減衰), 즉 지진의 위력을 약하게 만드는 장치를 부착하여 건물이 받는 충격을 흡수하는 방식이지요.

그렇다면 원자력발전소와 같이 우리 안전과 직결되는 각종 시설이 설치된 건물은 어떤 설계 방식으로 지어야 할까요?

정답은 바로 ‘내진 설계’입니다. 면진 설계는 흔들림으로 각종 시설의 위치가 변하여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거든요.
그래서 원자력발전소는 가장 튼튼하고 안정적인 내진 구조로 설계하고 있습니다.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해지는 수평 방향의 거대한 힘에도 비틀리거나 붕괴하지 않도록 전단벽을 최대한 많이 설치하여 건물의 강도를 높였지요.
또한 만일의 사고에도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산업 시설보다 훨씬 더 엄격하고 정밀하게 설계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 기준은 1995년 일본의 고베 지진을 계기로 처음 마련되었어요.

1997년 ‘자연재해 대책법’을 제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한 시설에 대해 내진 설계 기준을 정했지요.
하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내진 설계율은 약 30%에 불과해 이런 건축물에 대한 내진 성능 평가와 보강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우리와 달리 큰 지진을 겪을 때마다 내진 설계를 강화한 일본은 내진 설계 기준이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건물 붕괴로 인한 사상자는 거의 없었어요.
자연재해인 지진을 막을 수는 없지만 어떤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튼튼하고 안전한 건축물을 짓는다면 그 피해는 막을 수 있답니다.

정득실 서울과학고등학교 영재교육원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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